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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일보 김정환기자] 롯데그룹 후계구도, 격랑에 휩싸이며 형제간 치열한 다툼 예고

노동일보 NEWS 2015. 1. 14. 03:54

노동일보 김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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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3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승부수 던진 것 아니냐는 관측 나와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격랑에 휩싸이며 형제간의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에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모든 자리에서 해임시킨 이번 인사는 올해 93세가 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승부수를 던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롯데그룹 경영승계, 지배구조를 이미 짜놓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입지가 좁아지며 사실상 태풍이 몰아치는 절벽위에 서 있는 모양새가 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1990년 일본 롯데그룹 이사로 취임하면서 그룹 경영일선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어 같은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03년 롯데칠성의 해외담당이사 및 롯데쇼핑 이사직을 맡으며 한국롯데까지 관리하는 자리로 우뚝섰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은 1988년 일본 롯데그룹에 입사해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취임하면서 롯데그룹에 들어왔다. 1991년 롯데오리온츠(현 지바 롯데 마린스)의 구단 사장대행으로 취임했으며 1995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을 거쳐 1997년 롯데그룹 부회장으로 가파르게 승진하며 한국롯데경영를 손에 쥐었다. 2004년에는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을 겸임하면서 롯데그룹을 더 높이 세웠고 롯데그룹 회장에는 2011년 2월 취임했다. 사실상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밑에서 두 아들이 롯데그룹을 장악하고 현재까지 이른 것이다. 이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1990년대 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장남 신동주, 차남 신동빈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이때부터 장남 신동주 회장은 일본롯데를, 차남 신동빈 회장은 한국롯데를 맡으며 이원화 체제로 경영을 이어갔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누가 더 롯데 지분을 갖고 있느냐는 사실상 확인이 불가능하다.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상 이들 형제 중 누가 더 지분이 많느냐가 단시간 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순환출자 고리만 400개만 넘을 뿐만 아니라 수십개의 실이 엉킨 것 처럼 되어 있어 풀어 보기가 쉽지 않다. 롯데쇼핑이 43개, 롯데칠성음료가 24개, 롯데제과가 12개의 연결고리로 되어 있다. 롯데그룹에서 일본롯데는 호텔롯데가 지주회사로 되어 있고 한국롯데는 롯데쇼핑이 지주회사로 되어 있다. 이런 롯데그룹의 경영구조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지난 8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을 전격 해임시켰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말에는 일본 롯데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롯데상사 대표이사, 제과회사인 롯데의 이사, 아이스크림회사 롯데아이스의 이사에서 물러났다. 결국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차남 신동빈 회장을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를 모두 맡기려는 계산이 깔려있는 인사를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 롯데그룹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에서 최고 위치에 있는 기업이다. 따라서 재계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력 자회사의 이사 해임에 이어 홀딩스의 이사에서도 해임된 것을 놓고 한국과 일본 양국의 롯데그룹 지배구조에서 사실상 밀려나며 롯데그룹 내 큰 변화가 있을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분을 거의 갖고 있는 회사로 신동주 전 부 회장의 해임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의중이 반영되며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신동빈 회장이 맡은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에 비해 10배 가까이 수익을 올리며 한국롯데가 승승장구하자 더욱 변화가 필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순환출자고리의 중심 역할을 하는 롯데제과 주식을 사 모았다는 점 등을 보면 형제간 정리가 마무리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며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촐광회장의 눈 밖에 났을 가능성도 크다. 실제 신동주 전 부회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제과의 지분을 꾸준히 사 모았다. 롯데제과는 롯데쇼핑 지분 7.86%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쇼핑의 또 다른 주주인 롯데칠성 지분도 갖고 있다. 이런 내막을 들여다 보면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의 경영까지 이어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에게 강력한 경고성 조치를 하며 특정 지시를 내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한국 롯데그룹은 지난해 4월 기준 총자산 91조7000억원으로 공기업 포함 국내 재계 서열 7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의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하며 한없이 맡으로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생 신동주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을 사들이며 경쟁 양상까지 벌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회장을 앞세우며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 지난 9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부회장직에서 해임되자마자 서울에 들어온 것과 반대로, 10일에는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으로 떠난 것만 보아도 롯데그룹 후계 구조에 대한 전망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을 추스르기 위해 급히 출국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시를 받고 나간 것으로 예측돼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재계에서도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시를 받고 일본 롯데홀딩스를 챙기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고관절 수술을 받고 거동이 불편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대신해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일본으로 갔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욱이 그룹 내 두 아들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인사는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만이 결정할 수 있어 이번 인사는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보다  외향적인 신동빈 회장에게 그룹을 물려주려고 결심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정환기자